전통예법인 공수(拱手)와 읍례(揖禮)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기표 작성일 18-11-06 14:40 조회 1,869회 댓글 0건본문
공수와 읍례는 유교의 전통적인 예법이면서도 요즘 일상에서는 거의 사라진 예절이다. 지금은 한국의 향교나 종중의 의례로만 남아 있을 뿐이고, 학교 교육에서는 흔적도 없다.
유교문화권인 한국 일본 중국인의 서서하는 인사법은 20세기 들어서 많이 변한 듯하다.
우리나라의 각종 서비스업이나 행사장에서 공손해 보이는 배꼽인사는 단전(배꼽아래)에 손을 모은 후, 허리를 30° 굽혀서 상대의 발끝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허리를 펴는 인사법이다.
차렷 자세에서 모자에 거수하는 군인사법은 세계적으로 유사하며, 다리를 모으고 허리를 굽히는 일반인의 인사는 한국과 일본은 비슷하다. 전통예법을 찾다 보니 지구촌에는 특이한 인사법도 많다.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인사법은 미국식의 악수인 것 같다. 첫 만남이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두 통용된다. 유럽 국가들의 인사법은 첫 만남에서도 친근감의 표시로 가볍게 포옹하면서 양볼에 뽀뽀를 한다. 티베트인들은 모자를 벗고 혀를 내미는게 인사이고, 알래스카 이누이트족은 서로 뺨을 때리는게 환영인사이며, 뉴질랜드 마리오족은 코를 두 번 비비는게 인사법이란다.
중국 주나라 때부터 이어져 왔다는 포권례(抱拳禮) 인사법, 안을포抱 주먹권拳은 주먹을 감싼다라는 뜻으로, 왼손바닥을 펴고 오른손 주먹 쥔 손을 감싸서 하는 인사법이다. 3천년 이상 이어진 한족 전통 인사법이다. 중국이 공산화되어 문화대혁명기를 거치면서 봉건제 폐습이라며 퇴출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국민당 정부의 대만에서도 보기 힘들어졌고, 홍콩 무술영화에서 자주 보이던 인사법이다.
요즘 중국인은 허리를 숙이는 인사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몸(躬)을 구부린다(鞠)는 뜻의 ‘쥐궁’(鞠躬·국궁)이란 예법은 존재한다. 그러나 현대 중국에선 결혼식, 축하 행사, 장례식, 추도식, 공개 사과 등이 아니면 ‘쥐궁’을 보기 힘들다. 일상에선 서로 숙이기보다는 인사말과 함께 ‘가볍게’ 손을 흔든다. 이런 풍경은 같은 문화권인 한국이나 일본과는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 만난 황인종이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으면 중국인이요, 북경이나 상해에서 허리 숙이는 사람은 중국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우스개도 있다.
중국에서 쥐궁을 대체한 것은 두 손을 모은 후, 들어 보이는 ‘공수’(拱手)와 서양에서 들어온 악수였지만, 오늘날 중국에선 악수가 공수를 압도했다. 공수는 전통복 차림의 인사 또는 부탁의 인사 등에서나 본다. 인터넷 이모티콘처럼 상징적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전통을 격렬하게 끊어냈던 문화대혁명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근래엔 중국에서도 쥐궁을 되살리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존경과 존중을 표현하는 중국의 전통 예법이라는 관점에서다.
□鞠躬(국궁) - ‘존경(尊敬)하는 마음으로 윗사람이나 영위(靈位) 앞에서 몸을 굽힘’이라는 의미의 ‘鞠躬(국궁)’의 예절은 중국 고대 殷(은)나라 때의 ‘鞠祭(국제)’라고 하는 제사 의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제사 의식을 거행할 때는 반드시 살아있는 동물로 제물을 삼았는데 이것을 “犧牲(희생)”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누구누구를 위해 희생한다’ 혹은 ‘무엇무엇을 위해 희생한다’라고 할 때의 ‘희생’이라는 어휘의 어원이 바로 ‘천지(天地), 종묘(宗廟) 제사(祭祀) 때 바치는 동물(動物)’에서 유래하였다.
□拱手(공수)하는 방법 - 똑바로 선 자세에서 왼손으로 오른 주먹을 감싸서 가슴 가까이 까지 올린다. 다음 두 눈은 상대방을 응시하고 허리를 굽히면서 감싸 쥔 두 손을 살짝 앞으로 내밀어 인사를 마친다. 인사할 때 “恭喜(사업이 번창하세요)” 、“多照(잘 부탁드립니다)” 등 용어를 주로 사용하여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청을 구한다. 拱手(공수)는 중국전통의 인사법으로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고마움과 존경의 뜻을 전할 때 많이 사용되었다.
명나라가 멸망하고도 조선말까지 궁궐 안에서 청나라 몰래 명나라 황제들의 제사를 지냈던 조선왕실의 대보단, 사약 받아 죽는 송시열이 남긴 유언에 따라 제자 권상하가 만동묘를 짓고, 일제강점기 까지 명나라를 추앙하며 한족들을 기린 유림이 간수해온 현재 한국의 공수와 읍례는 어떨까? 중국의 공수법과는 약간 차이를 보인다. 국어사전의 표현이다.
공수(拱手) - 절을 하거나 웃어른을 모실 때,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포개어 잡음. 또는 그런 자세.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놓는다. 흉사(凶事)가 있을 때에는 반대로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읍례(揖禮)
1.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어올리고 허리를 공손하게 앞으로 구부렸다가 펴면서 손을 내리는 예를 함. 또는 그 예.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 남을 향하여 읍하여 예를 함. 또는 그 예. ≒읍배(揖拜 (표준국어대사전)
상읍례(上揖禮) - 두 손을 마주잡고 머리까지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펴는 정중한 인사법.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하읍례(下揖禮) - 어른이 아랫사람의 읍례에 답하는 인사법. 두 손을 마주잡고 가슴 높이만큼만 올린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