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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덕(表德)의 의미 -- 장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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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6-04-21 12:25 조회 1,36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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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덕(表德)의 의미

 

장 인 진

사람의 이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본명, , , 시호, 택호 등이다. 본명은 태어나면서 등록되는 것이고(개명하는 경우가 있지만), ()는 아명(雅名)인데 한 분야에 드러난 일을 행한 사람으로서 스승이나 붕우(朋友)가 지어주기도, 스스로 호[自號]를 지어서 사용하기도 했다. 족보에 표기하는 호는 당사자 사후에 기록하는 것이 원칙이다. 시호(諡號)는 조정에서 고관직에 오른 관직 자나 명망 높은 사람에게 지어준 이름이고, 택호(宅號)는 남자에게 붙인 칭호로, 관직명 또는 처가 고을의 지명을 사용하여 호칭하였다.

중국의 경우, 본명보다 자()로 더 알려진 사람은 당나라 이백(李白)의 태백(太白), 당나라 한유(韓愈)의 퇴지(退之), 당나라 두보(杜甫)의 자미(子美), 촉나라 제갈량(諸葛亮)의 공명(孔明) 등을 꼽을 수 있다. 당나라 두보(杜甫)의 문집에서 두공부집(杜工部集)이란 서명은 그가 공부 원외랑(工部 員外郞)의 벼슬을 했기에 붙인 것이고, 고려 때 백운 이규보(白雲 李奎報)의 문집을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이라 한 것도 그의 벼슬이 재상(宰相)의 반열 즉 상국(相國)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문집의 서명에 택호를 사용한 것이다. 신라 최치원(崔致遠)의 자()인 고운(孤雲)은 후대에서 호처럼 사용한 경우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황(李滉)의 퇴계(退溪), 조식(曺植)의 남명(南冥)은 호이다. 그러나 퇴계선생의 자()인 경호(景浩), 남명선생의 자()인 건중(楗仲)에 대하여 현재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퇴계선생의 경우 황()물이 깊고 넓게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아마도 밝고 더 넓게의 발전적 진취성을 상징하는 경호(景浩)로 자를 지어준 것이 아닌가 하겠고, 남명선생의 경우 식()심다, 새우다의 뜻이므로 중자(仲子)로 태어났지만 물이 밀려들지 않도록 둑을 쌓아라는 의미에서 건중(楗仲)으로 지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당시에는 교유한 사람들이 자()로 호칭하였기에 자를 잘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인명의 문화가 바뀌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는 본명에 버금가는 이름이라고 하여 아명(亞名)이라 하는데 대개 관례(冠禮)를 행할 때 지어주었, ()을 표하는 이름이라고 하여 표덕(表德)이라 하였다. ()는 본명과 서로 보완하는 의미를 지닌 상보적인 이름인 것이다. 그러나 중년에 와서 자()를 바꾸는 사람이 있었고, 여러 개의 자를 지어서 사용한 사람도 있으니, 청나라 모기령(毛奇齡)은 자를 대가(大可), 초청(初晴), 춘장(春庄), 제우(齊于) 등과 같이 여러 차례 고쳐서 15개나 되었다고 한다. ()에 대하여 때로는 명망 있는 자가 지어준 자사(字辭), 자설(字說), 자기(字記), 자명(字銘) 등이 있어서 이 글을 받은 사람은 평생 동안 삶의 지표(좌우명)로 삼았다. 요즈음은 향교 같은 곳에서 성인식(成人式)을 행할 때 자()를 지어주며 글을 써주기도 한다.

조선시대 사족(士族)의 족보를 보면 본명에 자()를 표기한 경우가 많다. 사족(士族)으로서 관례(冠禮)를 치른 사람이나 장가든 사람은 대개 족보를 편성할 때 자()를 표기하였던 것이다. 나이 20세 전후가 될 것인데, 안동 김씨의 세보(1878)를 보면 김관진(金寬鎭)은 만 12, 김좌한(金佐漢)은 만 10세인데도 자()를 표기하고 있다. 이처럼 자()를 표기한 집안을 세인들이 두 이름 집”(본명과 자 사용하는 계통)이라 칭하였는데, 환언하면 족보에 자()를 표기할 수 없는 가계(家系)가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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